정기용선계약상 기상업체 자료를 근거로 한 선박의 이행담보 위반여부의 판단에 대한 실무상 쟁점

2022년 8월 1일

심상도

1. 좋은 날씨(Good weather)의 정의

가. 통상적 계약상 규정

일반적으로 용선계약상 선박의 속력 및 연료유 소모량 담보는 그 전제조건이 “좋은 날씨”로 “좋은 날씨”의 기준은 원칙적으로 당사자간 합의사항이지만, 일반적으로 Beaufort Wind Force Scale 4이하와 Douglas Sea State (“DSS”) 3이하를 그 기준으로 하며, 추가적으로 역류 (adverse current) 등이 없을 경우를 포함하기도 한다.

나. Beaufort Wind Force Scale

1805년 영국 해군의 제독인 Sir Francis Beaufort가 고안한 바람의 세기에 대한 등급으로 총 12단계의 등급이 있다. 정기용선계약상 일반적으로 4등급 (‘Moderate breeze’), 즉 바람의 세기가 11knot 초과 16knot이하의 상태를 좋은 날씨로 규정하며, 이러한 명확한 수치로 인하여 아래와 같이 Douglas Sea State에서와 같은 적용할 수치에 대한 분쟁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다. Douglas Sea State

1921년 영국 해군의 Captain (함장, 대령?)인 H.P. Douglas가 고안한 바람에 의하여 이루어진 바다의 상태(state of sea, i.e., wind wave)와 먼 해상의 기상현상으로 만들어진 놀(swell wave)에 대한 등급으로 총 9단계의 등급이 이다.

정기용선계약상 일반적으로 “좋은 날씨”의 한계로 규정되는 3등급의 경우에는 파도(wind wave)의 평균 높이(average height)가 0.5m~1.25m (이는 평균수치이므로 실제 높이는 0.6m ~ 1.8m 로 주장될 수 있다, London Arbitration 12/14)로 인정되지만 기상업체에 따라서는 2m까지도 주장이 된다.

한편, 놀은 “Light (short and moderate wave)”이며, 통상적으로 최대 100m의 길이와 2m~4m의 높이로 각각 규정되는 것으로 보이나 후술하는 바와 같이 명확한 정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2. Douglas Sea State상 분쟁

가. 파도와 놀 등급의 적용방법

(1) 상술한 바와 같이 Douglas Sea State는 파도와 놀에 대한 각각의 등급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 두가지이 동시에 적용이 되어야 하는지, 아니면 그 중 한 항목만이 적용되어야 하는지, 또 그렇다면 어떤 항목이 적용되어야 하는지, 또는 각 항목의 등급이 서로 다를 경우에 어떤 항목이 다른 항목에 대하여 우선하는지 등 명확하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 이에 대하여 관련 용선계약상 각각의 항목에 대한 명시적 언급이 없다면 첫 항목인 파도에 대한 등급만이 적용대상이 된다는 의견이 있다.

(2) 일반적으로 기상업체는 관련 등급을 적용할 때, 파도와 놀에 대한 수치를 모두 적용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적용은 상술한 바와 같이 용선계약의 엄격한 해석에 있어서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명확한 판례의 태도는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이며, 파도와 놀을 합쳐서 그 높이 (“significant wave height”)가 2m이하일 경우를 좋은 날씨로 판단한 사례가 있다 (London Arbitration 12/14).

나. 제3등급상 파도와 놀의 높이

(1) Douglas Sea State 제3등급상 파도의 높이는 일반적으로 0.5m~1.25m로 인정되고 있으나, 놀의 높이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수치가 정하여 있지 않다. 이에 따라 계약상 명시적인 정의규정이 없는 한, 놀의 높이가 “좋은 날씨”의 결정에 있어서 고려대상이 아닐 수도 있다.

(2) 상기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기상업체의 자료는 통상적으로 제3등급 놀 (Swell)의 높이에 대한 기준을 2m~4m로 산정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기준을 바탕으로 한 속력보고서는 그 타당성에 대하여 법적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3. 조류영향

가. 날씨 판단요소 여부

좋은 날씨를 판단함에 있어서 조류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하는지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논리적으로 조류는 날씨, 즉 대기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므로 날씨의 판단기준으로 보지 않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나. 계약상 규정

그러나 실무적으로 종종 조류에 대한 규정, 특히 역류(counter current)에 대한 규정이 있어, 역류의 경우에는 운항상태의 측정범위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규정(“no adverse current”)을 볼 수 있다. 이때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과연 순류(beneficial current)의 경우에 어떻게 처리하는냐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계약서상 역류가 있는 시간을 그 측정범위에서 제외하는 규정만 있을 경우에는 순류를 산정에서 제외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선주가 순류로 보는 이익을 향유할 수 있다는 중재판정들(London Arbitration 15/07, London Arbitration 12/14, London Arbitration 6/19)이 있다.

이와는 다소 다른 관점으로, 선주는 계약상 속력담보의 의무가 있으므로 담보된 속력이 순류의 경우에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계약위반이라 할 수 있으므로 좋은 날씨와 역류가 없는 기간에도 선박의 속력이 담보 범위 밖에 있다면, 조류의 영향은 순류와 역류의 기간에도 참작되어 본선의 속력을 평가하여야 한다는 판정이 있다 (London Arbitration 4/12).

다. 기상업체의 산정방식

기상업체의 경우에는 보통 순조류 및 역조류의 평균치를 운항속도 산정에 반영하던가 또는 역조류의 경우에는 산정대상에서 제외하지만 순조류로 인한 속력 증가를 운항속도에서 산정 (차감)하는 경우가 있다. 상술한 바와 같이, 운항속력 관련 당사자간에 명시적 합의가 없는 경우에는 상술한 런던중재의 판정 (London Arbitration 4/12)에도 불구하고 순조류로 인한 운항속도의 증가로 선주가 갖는 이익을 배제할 계약상 근거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라. 판단자료

조류의 여부 및 상태에 대하여는 본선 항해일지, 영국 해군성 해상자료 (British Admiralty Maritime Data) 및 개별 기상정보업체의 자료를 그 판단근거로 할 수 있을 것이나, 상호간에 그 수치가 다를 경우에는 중립적인 면에서 영국 해군성 자료가 더 신뢰될 가능성이 있다.

4. 운항측정 배제구역

관련 항해기간이 상술한 좋은 날씨의 정의에 해당되는 기간이라고 하더라도 선박의 항행수역이 조수간만의 영향을 받는 곳, 강어귀 또는 기타 운항에 제한을 받는 곳은 당연히 선박의 운항능력의 산정범위에서 제외된다.

5. 선박운항 상태 확인 주기

가. “Good weather day”의 판단 기간

“Good weather day”의 기간적인 판단기준은 보통 하루 (day)인데, 하루의 기상상태가 계속 동일하지 않을 경우가 많으므로, 이 경우에 하루의 날씨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지가 문제가 된다. 즉, 하루 중 일부시간에 대한 측정치가 “Good weather day”일 경우에 과연 그 날 전체를 ‘Good weather day”로 인정할 수 있는지 논란이 있을 수 있다.

나. 운항일지 및 기상업체 보고서 기재 내역

선박의 운항일지(deck log)에는 보통 4시간마다 기상상태를 관측하여 기록하며, 상황에 따라서는 매시간 기상상태를 관측하여 기록하기도 한다. 한편, 기상업체의 보고서는 업체에 따라 그 관측 간격에 차이가 있는데 (하루 1회에서 매 6시간 등), 이렇게 여러번의 측정치가 각각 다를 경우에 그 평균치를 그날 하루의 기상상태로 정할 것인지 또는 각 측정치의 과반이 좋은 날씨의 경우에 그 하루를 “Good Weather”로 볼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더 짧은 주기로 관측된 자료가 당연히 더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신뢰된다 (London Arbitration 12/14).

다. 계약상 규정

계약상 “Good Weather”라고만 규정되어 있을 경우, 이를 연속 24시간 또는 당일 정오에서 다음날의 정오까지의 기간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24시간 미만의 기간도 날씨 판단의 기준으로 사용될 수 있다 (The “Ocean Virgo” [2018]). 그러나 계약서상 운항상태의 판단은 연속 24시간을 기준으로 한다는 규정(“Performance to be calculated basis 24 running hours 등”)이 있는 경우에는 연속 24시간이 날씨측정의 기준이 된다. 이 경우에 만약 당일 정오에서 다음날 정오까지의 시간 (항해 시간대에 따라 23시간 또는 25시간)이 24시간 내외의 경우에도 여전히 계약상 기상측정치로 인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6. 운항 담보 허용범위

가. 연료유 소모량의 허용범위

계약상 “about”이라는 첨언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관련 선박의 선형 및 크기를 고려한 허용범위가 인정되어야 하지만 (The “Al Bida” [1987]), 일반적으로는 ±5% (또는 ±4%)가 허용범위가 인정된다.

한편, 계산된 초과 소모량이 아주 적을 경우에는 분석정확도의 허용한계(“the likely margins of accuracy of the analyses”) 로서 그 초과량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London Arbitration 4/12).

나. 속력

마찬가지로 “about”라는 첨언이 있을 경우에, 속력에 있어서도 ±0.5Knots의 허용범위가 실무적으로 인정된다. 그러나 보증 속력이 15knots 을 초과한 경우에는 0.5knots 보다 큰 오차범위가 인정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 런던중재 판정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확인은 하지 못하였다).

다. 이중 허용범위 적용 여부 (doubt benefit)

속력에 “about” 의 첨언이 있을 경우에 상술한 바와 같이 허용범위가 적용되는데, 이러한 경우에 연료소모량에도 동시에 추가적으로 허용범위가 적용되어 선주가 각각의 이익을 볼 수 있는지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런던중재 (London Arbitration 15/07)는 이러한 첨언이 속력과 소모량에 각각 기재될 경우에 허용범위를 동시에 각각 적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본 중재에서 관련된 계약서에는 속력과 소모량에 명시적으로 “about”의 문언이 각각 있었다).

그러나 설사 명시적 첨언이 각각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all detail about“ 문언으로 관련 규정의 모든 수치에 종합적으로 적용되다면 같은 결론을 내리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7. 본선 항해일지와 기상업체 분석서 불일치

통상 항해일지 (갑판일지)와 기상업체의 기상정보가 서로 다를 경우에 대비하여, 어떤 정보가 우선적으로 적용될 것인지 또는 제 3의 업체에 의뢰하여 취득한 정보가 구속력이 있을지에 대한 계약상 규정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이 없을 경우에 과연 어떤 자료가 더 증거력이 있을지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경우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선박의 갑판일지가 가장 확실한 증거로서 인정되는 것이 런던 중재의 전통적 입장이다 (London Arbitration 6/19).

그러나, 중재부에 따라서는 항해일지가 빠짐없이 작성되었는지의 여부, 항해일지상 정보와 기상업체의 정보의 과도한 차이 등을 고려하여 항해일지의 기재는 계약상 담보를 어느 정도 고려한 것(“log entries are at times made with half an eye on the charter warranties”)이라는 의심을 가지고 기상업체의 자료에 더 신뢰를 갖을 수도 있다(London Arbitration 4/12).

다만, 기상업체의 자료는 본선의 근처에 있는 다른 선박의 자료를 이용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과연 인근 선박이 경험한 기상상태가 본선에서 경험한 기상상태와 정확하게 일치할 수 있느냐라고 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8. 통상적 실제 이행속력 산정 방식

판례상 특정 산정방식만이 유일한 방식으로 인정을 받는 것으로 보이지 않으나, 아래와 같은 통상적인 선정방식이 있다(London Arbitration 12/14에서는 하기 두번째 방식이 첫번째 방식 보다 더 정확하다고 보았다).

- (전체 항해거리/약정 속력) ≥ (전체 항해거리/좋은 날씨의 속력) = 시간손실

- 총실제소요시간 ≥ {항해거리 / (약정 속력 – 평균속력* – 이행속력**)} = 시간손실

*평균속력: 항해거리/실제소요시간

** 이행속력: 평균속력 ± 기상/조류 요인 (계약상 내용에 따라)

9. 사견

정기용선계약상 선박의 이행담보의 위반여부에 대한 판단에 있어서, 많은 경우에 기상업체의 자료를 계약상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기상업체의 자료는 항해 중 선박의 효율적 운항을 위한 목적이 있고, 항해종료후에는 관련 항차의 효율적 운항 여부에 대한 참고자료의 역할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기상업체의 자료 및 판단이 자동적으로 선박의 이행능력담보에 대한 계약상 판단기준으로 활용되는 경우에는 상술한 바와 같은 여러 문제들이 야기된다.

즉, 기상업체의 개별 날씨의 측정치가 계약상 인정된 방식으로 측정된 것이가의 문제와 이렇게 측정된 수치로 전체 항해기간 동안 선박 담보능력을 계약상 인정된 방식으로 계산되었는가의 문제이다. 이는 곧 기술적 측정 및 산정방식이 계약상 인정된 수치 및 산정방식과 동일한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에 대하여는 상술한 바와 같이 많은 분쟁과 판례가 존재하며, 아직도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분쟁들은 더 많은 판례가 축적되면 자연히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생각컨대, 런던중재에서는 특정한 산정방식만을 유일한 방식으로 보고 있지 않는 점과 이미 많은 용선계약서에 당사자가 구속될 기상자료에 대한 규정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번거롭더라도 이러한 규정에 추가하여 그 이행결과의 산출을 위한 산정방식에 대한 내용도 당사자간 사전 합의하여 규정한다면 많은 관련 분쟁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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